바이오주식/상품 분석

퍼제타 (Perjeta) : Pertuzumab

이오형 2024. 6. 19. 17:30

퍼제타 (Perjeta) : Pertuzumab

 
 
안녕하세요 여러분
바이오의약품을 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이오형입니다.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약회사인 로슈사의 퍼제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로슈는 유방암 타겟 항체 치료제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회사입니다.
 
허셉틴 다들 아시죠?
 
허셉틴은 정말 세계가 열광했던 항체약이었고,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약이었습니다.
그래서 허셉틴의 특허 종료시기에 맞춰서 다양한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만들어 팔 준비를 했습니다.
 
당연히 허셉틴의 가격경쟁력이 복제약에 비해 밀릴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로슈는 허셉틴의 특허 종료시기에 맞추어 새로운 유방암 신약을 개발했습니다.
 
허셉틴을 이용한 ADC캐싸일라(Kadcyla)
허셉틴과는 다른 새로운 항체약물퍼제타(Perjeta)
 
두 약물은 허셉틴의 EU 특허 만료 전에 나와서 로슈의 매출방어를 책임져준 약들입니다.
 
 
똑같이 HER2 양성 암종에 작용하기 때문에 아마 시기 조절을 잘 했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로슈는 이 두 약물덕분에 허셉틴 특허 만료시점을 잘 버텨내었습니다.
 
오늘은 퍼제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시간에는 캐싸일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게요.
 
 
 
 
오늘은 유방암이 무엇인지, 퍼제타는 어떤 약물인지를 분석한 뒤, 퍼제타의 경제적 가치를 같이 논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유방암이란 무엇인가?

 

암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uncontrolled cell proliferation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제되지 않고 세포가 마구 자라면서 영양분을 모조리 흡수해버리고 주변세포를 파괴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이 유방에서 나타나면 유방암 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세포는 성장하기 위해 외부의 명령을 필요로 합니다.
 
외부에서 성장인자(growth factor)가 있으면
세포막의 성장인자 수용체가 자극이 되고
세포내부로 성장하라는 명령이 들어갑니다.
 
그러면 세포 핵에서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일을 하면서 세포가 분열하는 것이죠.
 
 
 
 
같은 유방암이라고 해도 정확한 암의 발병원인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높은 비율의 유방암의 원인은 성장인자 수용체인 HER2 수용체 라는 단백질이 과하게 발현되는 것입니다.
이런 유방암을 HER2 양성 유방암 (HER2+ breast cancer) 라고 부릅니다.

https://www.perjeta.com/how-perjeta-works.html

 
 
원래 HER2 수용체는 혼자 다닙니다.
 
그러다가 성장인자가 오게되면 둘씩 짝을 짓게 되고, 이렇게 되면 세포 내부로 성장 명령이 전해지는 것이죠.
 
그런데 좁은 공간에 HER2 수용체의 수가 너무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좁은곳에 같이 있다보니, 성장인자 없이도 짝을 이루어서 성장명령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HER2+ 유방암의 발병원리입니다.
 
 
 
 
 

퍼제타의 원리

 
그럼 HER2 수용체가 짝을 짓게 되는 현상(dimerization)을 막으면 안될까?

라는 아이디어에서 나온것이 많은 유방암타겟 항체의약품들입니다. 
 
퍼제타의 주성분인 Pertuzumab 은 이름만 보셔도 항체약이라는것을 이제 아시겠죠?
-mab 은 항체입니다.
 
 

 
이런식 항체가 HER2 수용체 사이에 붙어서 두 단백질이 짝을 짓지 못하게 하면 성장신호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결합을 방해해 암의 성장을 저해하는 원리를 가진 약이 허셉틴과 퍼제타인것이죠.
두 약은 HER2을 인식해 이 단백질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입니다.
 
 
물론 두 약 모두 full 항체이므로 면역세포들을 암으로 끌어와 면역계가 암을 공격하는데에도 기여합니다. 
 
물리적 저해 + 면역계 유도 작용을 통해 항암치료가 되는 것이죠.
 
 

 
그럼 허셉틴과 퍼제타는 어떻게 다를까요?

 
바로 HER2 에 붙는 위치가 다릅니다.
 
HER2 는 네 파트의 외부도메인이 있는 단백질인데, Herceptin 은 4번 도메인에, 퍼제타는 2번 도메인에 붙습니다.

모식도로 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이런식으로 항체가 두 개의 HER2 사이에 끼어들게되면서 짝을 짓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렇게 보시면 붙는 위치만 다를 뿐 작용기작은 거의 같아보이시죠?

붙는 위치만 살짝 다르고 하는 일이 같아보일겁니다.
 
하지만 그 미묘한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HER2 라는 이름을 듣고 HER1, HER3 도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셨을겁니다.
 
맞습니다.
성장인자 수용체는 HER2 이외에도 HER1(EGFR), HER3, HER4 까지 총 4종류가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유사한 기능을 하고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HER2는 활성화되기 위해서 짝을 지어야합니다.
 
이때, HER2-HER2 뿐만 아니라 HER2-HER3 짝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다른 종류의 짝이 만들어지면 또 다른 종류의 성장명령이 내려집니다.
 
 
그래서 HER2-HER3 의 짝도 안만들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퍼제타입니다.
HER2-HER3 짝을 만드는데 관여하는것이 HER2의 domain4 이거든요.
 
그래서 퍼제타는 HER2-HER2짝 뿐만 아니라 HER2-HER3짝을 만드는 것도 방해한다 는 것을 알아주시면 되겠습니다. 
 
 
 

퍼제타 - 허셉틴 복합제제

 
 
참고로 퍼제타는 단독사용은 하지않고 허셉틴이나 허셉틴 복제약과 함께 복합제제로 사용됩니다.

 
복합제제로 사용하면 좋은 점이 아주 많습니다.
 
첫째로는 암의 돌연변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만약 허셉틴만 사용하게 되면, 암은 허셉틴이 붙는 자리에 돌연변이가 생겨 허셉틴이 못붙게 변이하기도 합니다.
 
이걸 약에 의한 진화압이 작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약이 안붙는 돌연변이 HER2를 가진 암만 살아남게 되면서 결국에는 약이 안듣는 암으로 진화하는 것이죠.
 
 
하지만 허셉틴와 퍼제타를 동시에 쓰게되면 두 약 모두가 안 붙는 변이가 등장해야하고, 이는 확률적으로 훨씬 낮은 일이기 때문에 변이된 암을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로는 더 효과적인 암 차단이 가능합니다.
 
HER2-HER2 명령과 HER2-HER3 명령을 둘 다 차단할 수 있고, 이는 암의 성장가능성을 완전히 낮추어줍니다.
 
임상적으로도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유로 허셉틴(또는 복제약)과 퍼제타의 복합제제를 사용합니다.
 
 
물론 퍼제타만 이용하는 것도 효과가 있지만, 더 큰 강화효과를 위해 병용요법만을 사용하고 있다고합니다.
 
 
 
 
 

퍼제타의 경제적 가치

 
퍼제타는 로슈사의 허셉틴과 유사한 작용기전을 가졌지만, 조금 다른 결합부위를 가지고 있는 항체약물이었습니다.
 
HER2 양성유방암의 생존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올린 약물 중 두 개가 로슈에서 개발한 약입니다.
로슈의 저력이 느껴지시나요?

퍼제타는 2012년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 12년간 판매를 이어오고있습니다. 

2023년 기준 퍼제타의 판매액은 3,768 m CHF 입니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4,258 m$ 정도입니다.
 
한화로는 약 5.5조원정도의 판매액을 올렸습니다. 
 
퍼제타는 2023년 기준 로슈 내 상위 판매액 3위인 약입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겠죠...?
 
아닙니다.
 
왜냐하면 퍼제타역시 특허 독점권이 만료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럽을 기준으로 2023년 말에, 미국시장은 2024년 6월에 만료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바이오시밀러들이 대거 나오게 됨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허셉틴 + 퍼제타 이렇게 병용요법을 쓰는 것이 가장 좋으니, 허셉틴의 매출 중 상당부분은 퍼제타와의 병용을 위해 다른 바이오시밀러가 있는데도 비싼 허셉틴을 선택한 것일 거에요.
 
 
그런데, 이제 퍼제타도 특허가 만료되었으니 굳이 허셉틴을 이용해야할 이유는 점점 낮아지게 됩니다.
 
물론 이미 허셉틴의 판매액은 굉장히 낮아졌으니 큰 타격은 아니겠지만요.
 
 
앞으로 퍼제타의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많이 치열해지겠네요.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이 시장의 파이를 좀 많이 먹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퍼제타 정리

 
로슈에서 개발한 HER2 양성 유방암의 치료 항체신약.
 
허셉틴과의 복합제제로 사용되었음.
 
2023년 기준 매출 약 5.5조원의 블록버스터 드럭이나 2024년 6월을 기준으로 특허독점권이 만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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