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싸일라 (Kadcyla) :
Trastuzumab emtansine
안녕하세요 여러분
바이오 의약품을 과학의 눈으로 분석하는 이오형입니다.
오늘은 저번시간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항체 블록버스터 드럭을 많이 만든 회사, 로슈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로슈는 허셉틴이라는 유방암 항암항체로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이후 허셉틴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항암항체 하나와,
허셉틴에 화합물을 달아서 만든 ADC를 이용해 허셉틴 특허만료시기를 유연하게 잘 대처했습니다.
오늘은 허셉틴에 항암제 emtansine을 달아서 암을 타겟하는 유도미사일, 캐싸일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유방암과 유방암 항체의 원리에 대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시면 됩니다.
https://dueffect.tistory.com/96
오늘은 간단하게 캐싸일라의 작용기전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경제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캐싸일라의 작용기전
캐싸일라의 유효성분 이름은 Trastuzumab emtansine 입니다.
Trastuzumab 이라는 항체에 emtansine 이라는 항암제가 붙은 형태입니다.
이렇게 항체에 항암제를 붙인 약들은 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복합체)라고 부릅니다.
줄여서 ADC 라고 부르는 군의 약물들이죠.
이들은 항체를 이용해서 암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 뒤에 항암제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됩니다.
항암제를 그냥 막 넣어주게되면 온 몸의 세포를 다 공격하게 되는데, ADC 가 되면 약물이 암으로만 가게됩니다.
ADC는 일종의 유도미사일과 같은거죠.
아무대나 대포를 쏘아대면 국토도 황폐화되고, 폭탄도 많이 써야하지만
유도미사일을 써서 딱 필요한 곳만 파괴하면 훨씬 더 효과적이잖아요.
의약품계의 유도미사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늘의 주인공 캐싸일라도 이런 유도미사일입니다.
형태는 여기를 참고해주시면됩니다.
일반적으로 항체 하나에 3개 or 4개의 약물이 붙는다고 하네요.
Trastuzumab 이라는 항체에 emtansine이 붙어있고 이 둘 사이를 MCC linker 가 연결해주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럼 각각의 구성요소를 뜯어보겠습니다.
Trastuzumab
Trastuzumab이 허셉틴이죠?
즉 이 Trastuzumab 은 유방암이 과발현하는 HER2 단백질에 붙는 항체입니다.
HER2 에 붙어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캐싸일라에서는 성장을 억제할 뿐 아니라, 항암제를 암이 있는 곳으로 데려오는 역할도 해 주겠죠?
허셉틴은 워낙 유명한 항체니 더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emtansine
그리고 emtansine은 항암제입니다.
화합물 항암제입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항암제는 아니고 로슈가 캐싸일라를 만들기 위해 새로 만든 항암제입니다.
emtansine 은 Maitansine 이라는 화합물질의 변형체입니다.
이 물질은 우리 세포의 골격을 파괴합니다.
세포는 고유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모양만 유지하는게 아니라 그 곳에 미세하게 공간을 나누고, 신호를 받아들이고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양유지에 사용되는 세포골격 중 microtubule 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이 길게 이어지는 것을 막으면 세포가 죽게됩니다.
Maitansine 계열의 물질은 이러한 원리로 세포를 파괴합니다.
maitansine의 작용기를 조금 변형시켜서 만든것이 emtansin입니다.
즉 이 물질은 암세포가 모양을 유지하지 못해 죽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CC linker
Antibody-drug Conjugate 는 그 이름때문에 Antibody 나 Drug 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둘을 이어주는 링커도 약의 효과에 매우 중요합니다.
캐싸일라에 사용된 링커는 MCC linker 입니다.
maleimidomethyl cyclohexane-1-carboxylate 라는 뜻인데요
그림의 왼쪽에 오각형보이시죠?
말레이미드라고 부르는 반응성이 굉장히 높은 부분입니다.
아주 쉽게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ADC 를 만들때 굉장히 자주 사용되는 작용기입니다.
저 부분이 항체와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항체에 달라붙에 됩니다.
캐싸일라에 사용된 MCC linker 는 잘 안잘리는 링커 (uncleavable linker) 입니다.
그래서 암세포 외부에서는 잘리지 않아서 정말 암에서만 약물이 작용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캐싸일라의 원리
그럼 이제 각 부분의 원리를 다 이해하셨으면, 합쳐져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Trastuzumab 을 이용해 약이 암에 붙는다.
1_1) HER2 dimerization 이 방해되어 암세포 증식이 억제된다.
1_2) 항체에 의해 면역세포가 모여서 면역계가 암을 공격한다.
2) receptor-mediated internalization 에 의해서 항체가 암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3) 약물이 분해되며 emtansine 이 세포 속에서 방출된 뒤, tubulin의 합성을 저해해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이렇게 됩니다.
1_1 작용과 1_2 작용은 항체에 의해서 일어나는 일이고, 나머지 2번 3번 과정이 ADC 에서 일어나는 고유한 일입니다.
이렇게 약물은 수용체(HER2)에 의해 세포 내부로 들어가 endosome 이라는 소낭이 됩니다.
이 과정이 위에서 말한 receptor-mediated internalization 입니다. endocytosis 라고도 합니다.
이 작용은 모든 세포가 갖고 있는 작용인데,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을 세포에서 분해하기 위한 기작입니다.
그래서 endosome 은 나중에 리소좀과 만나게 되고, 리소좀안에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endosome 안의 내용물이 분해됩니다.
캐싸일라에 사용된 MCC linker는 잘리지 않는 링커입니다.
그래서 캐싸일라 전체가 암세포 내부에 들어가게 되면, 암세포의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 항체부분만 없어지면서 약물만 남게됩니다.
(링커와 약물이 남는 것이죠)
그 뒤에 약물이 작용을 시작해 암세포를 파괴합니다.
이렇게 약물과 항체가 단단한 링커로 연결되어있기때문에 HER2가 없는 세포는 거의 공격하지 않는 것입니다.
캐싸일라의 한계점
하지만 캐싸일라도 한계점이 있습니다.
HER2는 암에만 있는 표지는 아닙니다.
HER2는 성장명령수용체중 하나라서 정상 세포들 중에서도 HER2를 발현하는 세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세포들도 HER2에 의해 공격을 받게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항체만 있는 허셉틴에 비해 항체+약물이 더해진 캐싸일라는 원하지 않는 세포를 죽이는 부작용이 더 있는 편입니다. (on-target side effect)
대신 링커가 아무데서나 잘리지 않고 세포 내부에서만 잘리기때문에 HER2를 발현하지 않는 세포들은 전혀 공격받지 않습니다. (off-target side effect)
즉 on-target 부작용은 (허셉틴에 비해) 크지만 off-target 부작용은 거의 없는 약입니다.
캐싸일라의 경제적 가치
캐싸일라는 2012년에 최초로 FDA 에 승인되었습니다.
캐싸일라는 유방암의 치료에 사용되는데요, 유방암 중 특히 HER2 양성 유방암의 치료에 사용됩니다.
원발성 암과 전이성 암에 모두 사용가능합니다.
허셉틴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들과 거의 같죠?
캐싸일라는 2023년 기준 2,221 m$어치가 팔렸습니다.
한화로는 약 2.8조원 정도의 매출입니다.
로슈 내에서는 8위에 올랐습니다.
캐싸일라도 최초 승인이 된지 지금 10년이 넘었습니다.
캐싸일라의 특허 최종만료시점은 2030년 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캐싸일라의 경우 특허종료가 큰 이슈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캐싸일라에 사용된 항체인 허셉틴(Trastuzumab)은 이미 특허가 만료되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거든요.
캐싸일라에 사용된 emtansine 을 꼭 써야하는 것도 아니고, 꼭 MCC linker를 써야하는 것도 아니니
딱히 욕심을 내는 분야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이미 허셉틴을 이용한 ADC 인 엔허투를 발매했고, 엔허투는 더 큰 성공을 이끌어 내었죠.
엔허투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https://dueffect.tistory.com/40
그래서 경제적 가치는 그렇게 크지는 않은 듯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발매 10년이 넘었는데도 2.8조원의 매출인 것은 대단합니다.
캐싸일라 정리
성공한 유방암 타겟 항암 항체인 허셉틴을 이용해 만든 항체-약물 화합물
허셉틴 개발사인 로슈가 개발한 ADC 로 항체, 화합물, 링커 모두 잘 만드는 회사인 것을 보임
2012년 최초 FDA 승인 후, 현재까지 잘 팔리는 약물
2023년 매출은 한화 약 2.8조원
캐싸일라 분석을 읽고 로슈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로슈분석글도 참고해주세요!
https://dueffect.tistory.com/66
'바이오주식 > 상품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리다(Erleada) : apalutamide (0) | 2024.07.11 |
---|---|
졸겐스마 (Zolgensma) : Onasemnogene abeparvovec (3) | 2024.07.02 |
퍼제타 (Perjeta) : Pertuzumab (0) | 2024.06.19 |
타그리소(Tagrisso) : Osimertinib (2) | 2024.06.11 |
탈츠 (Taltz) : Ixekizumab (0) | 2024.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