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식/상품 분석

오렌시아 (Orencia) : Abatacept

이오형 2024. 3. 5. 20:42

오렌시아 (Orencia) : Abatacept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에 신약 리뷰로 돌아온 이오형입니다.

 

개인적으로 12개의 빅 파마를 리뷰하면서 제 마음에 가장 든 회사는 노바티스, 일라이릴리, BMS 입니다.

그래서 각 회사의 약들을 좀 더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오늘은 BMS 사의 매력적인 키메라단백질 치료제인 오렌시아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오렌시아 개요

 

오렌시아는 Bristol Myers Squibb (BMS) 사에 의해 개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입니다.

 

지금까지 FDA 승인 받은 적응증은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소아 특발성 관절염 (Juvenile Idiopathic Arthritis),  건선관절염 (Psoriatic Arthritis) 이 있습니다.

 

또한 장기이식 후 거부반응을 줄이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오렌시아의 최초 FDA 승인은 2005년 12월 이며, 2021년을 마지막으로 특허가 완전히 만료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바이오시밀러가 개발이 안되었어요.

 

그래서 계속 시장에서 유력한 약으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2022년 기준 4.5조원 어치나 팔렸습니다.

 

 

오렌시아는 어떻게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특허가 만료되었는데도 아직도 바이오시밀러가 없는 것일까요?

 

오렌시아 분석을 통해 이 부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렌시아의 원리

 

오렌시아는 자가면역 질환의 치료제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이 무엇일까요?

 

내 면역계가 과하게 활성되어서 내 세포들을 공격하는 병 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가 면역세포의 활성을 낮추는 것 입니다.

 

그럼 면역세포가 어떻게 활성화되는지를 알아야 활성을 낮출 수 있겠죠?

 

 

면역세포는 종류도 아주 많고, 활성화 과정도 복잡하지만, 

결국에 가장 중요한 면역세포중 하나는 바로 T 림프구입니다.

 

 

T cell 활성화기전

 

T 세포는 활성화되기 위해 두 종류의 신호가 필요합니다.

 

 

첫번째는 항원제시세포가 맞는 항원을 제시하는것을 인지해야합니다.

항원제시세포 (APC) 의 MHC 가 항원을 제시해주면, T cell은 TCR 을 이용해 이를 인지합니다.

 

이 신호로는 T cell 이 완전히 활성화되기에 불완전하기 때문에 이를 도와주는 보조 활성화신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 보조신호전달이 일어납니다.

APC 가 CD80/86 을 이용해 보조신호를 보내면, T cell 은 CD28 을 이용해 이를 인지합니다.

 

이렇게 두 종류의 신호전달이 모두 이루어 져야지만, T cell 이 완전히 활성화 됩니다.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APC - T cell

 

    MHC - TCR

CD80/86 - CD28

 

 

이런 관계로 신호전달이 일어나야 합니다.

 

 

만약 첫 번째 신호만있고 두번째 신호가 없다면, T cell 은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착안해서 개발된 것이 바로 오렌시아입니다.

 

오렌시아의 작용기전

 

오렌시아의 원리는 두번째 T cell activation 과정을 억제하는 것 입니다. 

 

T 세포의 CD28 에 CD80 이 붙게 된다면 활성화신호가 갑니다.

그런데 CD28에 다른 단백질이 붙으면, 오히려 불활성화 신호가 갑니다.

 

이 불활성화 신호를 줄 수 있는 단백질 중 하나가 CTLA-4 라고 하는 단백질입니다.

(실제로 CTLA-4 는 T cell을 억제해서 항암관문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렌시아는 CTLA-4 의 ecto domain 을 닮은 단백질입니다.

그래서 두번째 T cell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간단하게 오렌시아의 모식도를 볼게요

 

오른쪽이 오렌시아의 모습입니다.

 

CTLA-4 의 외부도메인을 항체의 Fc 부분과 연결해놓았습니다.

 

일종의 항체와 유사한 기작으로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가면역질환에 걸렸다는 것은 우리 몸의 성분이 항원으로 인지되어 MHC 에 의해서 항원제시가 된다는 뜻이거든요.

아직까지 자가항원이 MHC 에서 제시될 때 이를 제거해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약은 없습니다.

하지만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낮추는 방법으로는 증상을 완화할 수 있죠.

 

사실상 자가면역의 치료라는 것은 지금까지는 성공한 적 없고, 

지금까지 성공한 약들은 모두 자가면역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오렌시아 부작용

 

아까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세포가 과하게 활성화되어 나타난다고 했죠?

 

그래서 오렌시아를 통하면 면역세포 활성화에 필요한 신호전달이 안되고,

그래서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이 약해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가항원에 반응하는 T cell 만 선택적으로 끄는게 아니라 모든 종류의 T cell의 활성화를 억제합니다.

 

그래서 오렌시아는 아주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습니다.

 

바로 면역력이 심각하게 약화된다는 점이죠. 

 

그래서 상하부기도 감염, 패혈증 등등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병이 심각해지고,

심지어는 오렌시아 복약중에는 암의 발병확률이 올라갑니다.

(암은 항상 우리몸에서 발생하는 병변입니다. 그런데 우리 면역계가 이걸 바로바로 캐치해서 없애고 있어서 큰 병으로 발전이 안 되는 것입니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암이 생기는 원리는 이거에요)

 

 

그래서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은 처음부터 오렌시아를 쓸 수는 없습니다. 

 

오렌시아보다 약한 효과를 가진 다른 자가면역 질환 약들이 많습니다. 

예를들면 휴미라, 레미케이드 등등 수 없이 많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들이 있죠.

 

이런 약들을 써 보고 효과를 크게 볼 수 없을때만 오렌시아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런약들을 second-line agent 라고 합니다.

 

 

 

그럼 왜 다른 약들은 처음부터 쓸 수 있고, 오렌시아는 안되냐?

 

바로 오렌시아는 너무 직접적으로 T cell 을 꺼버리기 때문입니다.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들은 cytokine 을 억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cytokine 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전령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cytokine 은 면역세포가 활성화 되게 하는 단백질입니다. 

cytokine 은 종류도 엄청 많고 작용방식도 다양해서 한 두개 억제한다고 해서 완전히 면역계가 꺼지진 않습니다.

 

그런데, 오렌시아는 아예 t cell 이 완전히 활성화가 안되게 만들어버리죠.

 

그래서 오렌시아는 처음부터 바로 사용할 수 없고, 부작용도 크다 라는 것을 알아주시면 됩니다.

 

 

 

오렌시아의 경제적 가치

 

오렌시아는 처음부터 쓸 수 있는 약은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많이 안팔리겠네?

 

아닙니다.

 

매우 잘 팔리고 있습니다. 

 

특허가 2021년에 완전히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오렌시아의 매출은 약 4.5조원에 달합니다.

거대 제약회사인 BMS 사에서도 당당히 매출 5위 자리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오렌시아는 만들기 어려워 보이지도 않습니다.

CTLA-4 의 외부 도메인과 항체의 불변부분을 붙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잘팔리고 생긴것도 단순한데, 특허까지 만료되었다면?

 

당연히 바이오시밀러 만들어야죠

 

그런데 아직까지도 승인된 오렌시아의 바이오시밀러는 없습니다.

 

아니 특허가 만료되었는데 왜 없을까요?

 

그 이유를 몇 가지로 생각해보겠습니다. 

 

 

1) 만들긴 만들었는데, 부작용 잡는게 어렵다.

 

오렌시아는 그 자체도 부작용이 너무 쎈 약입니다.

완전히 면역계가 작동을 못하게 되는 수준입니다.

 

CTLA-4를 뭔가 미묘하게 바꾸거나 해서 이 저해 정도를 좀 세밀하게 바꿔줘야 할 것 같은데, 

그걸 성공을 못해서 계속 임상이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컴퓨터구조생물학 같은 분야가 발전해서 CD80과 CTLA-4의 결합정도를 잘 조절해야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을 듯 합니다.

 

 

 

2) 굳이 노력해서 만들 가치는 없다

 

오렌시아는 second-line agent 입니다.

자가면역 시장이 아무리 크다고 한들, 대부분의 자가면역환자들은 첫번째로 처방받은 약으로도 충분히 개선을 보입니다.

 

그런데 굳이 엄청난 부작용을 무릎쓰면서 까지 오렌시아를 처방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환자는 잘 없습니다. 

 

그리고 오렌시아 바이오시밀러가 한방에 개발이 안되었다는 건, BMS 사 측에서 뭔가 중요한 키워드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될만한 바이오시밀러는 특허 만료 전 부터 FDA 승인 받는다고 대기하고 있거든요.

휴미라같은 케이스 아시죠?

 

 

근데 아직까지도 없다..

이건 CTLA-4 서열이나 CTLA4와 Fc 사이 링커 이런곳에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뜻입니다.

 

그 비밀을 굳이굳이 밝히려고 연구하고 애써봤자 4.5조원 짜리 시장 나눠먹기밖에 안됩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cytokine 쪽 연구해서 first-line agent 만들면 더 매력적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노력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오렌시아 바이오시밀러는 아직까지 개발이 안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 견해이긴 합니다.

 

어쨌든 완전한 특허 종료가 이루어진지 3년째임에도 아직도 별다른 바이오 시밀러가 없다는 것은 오렌시아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오렌시아가 second-line agent 로써 얼마나 더 건재할지도 궁금해지네요.

 

 

그럼 여기까지 오렌시아의 경제적 가치, 오렌시아 작용기전, 오렌시아 바이오시밀러, 오렌시아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그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고 있는 약인 만큼 재미있는 약인 것 같습니다.

 

 

 

오렌시아를 읽고 개발사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BMS 사 투자 해 보시는 거 어떠실까요??

 

 

https://dueffect.tistory.c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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