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 백신명가는 다시 비상 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2028년 더 잘 나가게 될 제약회사 10선 연재를 "일라이 릴리"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10개 제약회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포스팅 참고해 주세요.
https://dueffect.tistory.com/58
예측하기로 2028년 상위 10개 제약회사이 노보 노르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새롭게 순위권으로 들게 될 듯합니다.
그럼 2개 회사가 추가되면, 2개 회사가 빠졌겠죠?
그래서 10위권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가 2개 있었는데, 바로 GSK와 BMS 사입니다.
오늘은 GSK 사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사실 한국의 바이오투자자분들께는 GSK 는 좀 생소한 회사일 듯합니다.
코로나 관련 이슈가 있던 것도 아니고,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당뇨강자도 아니거든요.
그래도 아주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여전히 탄탄한 기업입니다.
못해서 10위권에서 밀려난 회사는 아니거든요.
GSK는 어떤 회사이고, 경제적 가치는 얼마이며, 어떤 약을 판매하는 회사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GSK
GSK는 딱 봐도 줄임말처럼 보이는 이름입니다.
GSK는 GlaxoSmithKline입니다.
과거의 이름은 GlaxoSmithKline였는데, 현재는 축약한 버전의 이름인 GSK 가 정식 회사명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악동뮤지션이 악뮤로 이름을 바꾼 느낌이죠?
이 GSK 사는 왜 GlaxoSmithKline라는 아주 길고 복잡한 이름을 갖게 된 걸까요?
간단히 역사를 살펴보자면,
Glaxo라는 회사와 Burrouhs Wellcome이라는 회사가 합쳐서 Glaxo Wellcome사가 되었고,
Smithkline이라는 회사와 Beecham이라는 회사가 합쳐서 SmithKline Beecham 이 되었는데,
이 Glaxo Wellcome과 SmithKline Beecham 이 다시 합쳐지면서 GlaxoSmithKline 이 되었습니다.
엄청 복잡한 합병의 역사죠?
이 길고 복잡한 합병은 2000년에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후 긴 GlaxoSmithKline이라는 긴 이름을 GSK로 공식적으로 줄이게 된 것은 2022년의 일입니다.
GSK 사의 경제적 가치
GSK 사는 영국의 다국적 종합 제약회사입니다.
런던 증권거래소에 있는 기업입니다.
현시점 시가총액은 833 billion USD로, 한화 약 1083조 원의 엄청난 덩치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 10개의 기업들보다 훨씬 덩치가 큰걸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덩치 큰 회사가 왜 10위권에서 밀려나게 된 걸까요?
일단 GSK사의 2022년 매출을 보겠습니다.
2022년에는 29.3 billion 파운드입니다. 미국 달러로 따지면 약 37 billion 달러이고요,
한화로는 약 48조 원 정도입니다.
생각보다 매출은 크지 않습니다.
(타 회사들과 비슷하나 덩치에 비하면 반 정도 수준)
이렇게 매출이 크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긴 한데,
하나만 꼽자면 "한방이 없어서"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우리가 지금까지 봤던 10개의 제약회사들은 매출을 폭발적으로 끌고 가는 매력적인 약이 한 두 개씩은 꼭 있었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트루리시티
사노피의 듀피센트
얀센의 스테랄라
등등 하나씩은 꼭 있고,
로슈의 경우 수도 없이 많은 블록버스터 드럭이 가득합니다.
근데 GSK는 그런 약이 없습니다.
그럼 GSK는 무엇을 팔아서 매출을 올리는지 한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GSK의 제약 포트폴리오
덩치는 1000조 원대, 매출은 48조 원대로 덩치에 비해 매출이 적습니다.
이 48조 원의 매출은 크게 세 분야에서 나옵니다.
이 그래프는 2022년 보고서에서 발췌한 그래프입니다.
GSK는 과거부터 백신 명가로 유명했습니다.
유럽 쪽 제약회사들이 백신을 오래 해서 그런지 잘하는 느낌이네요.
물론 신예 백신은 아니고 전통방식의 백신입니다.
어쨌든 백신,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분야에서 거의 비등비등한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10위권 안의 다른 제약회사들은 매출의 대부분이 전문의약품 분야였던 것 기억하시죠?
다들 전문의약품으로 50조 원 이상씩은 벌어들이는데, GSK의 전문의약품 분야는 11.3 billion pound, 한화로 대략 18조 원 정도의 매출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의약품 쪽 매출이 거의 전문의약품만큼 나옵니다.
이건 매력적인 요인은 아닌데요, 일반의약품은 사실상 그냥 일반 상품과 크게 다를 게 없거든요.
그래서 "제약" 투자를 하기에 매력적인 조건은 아닙니다.
물론 백신을 잘한다는 건 정말 매력적입니다.
지금 mRNA 백신, AAV 백신 등 수많은 새로운 기법의 백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백신만큼 검증되어 있는 것이 없죠?
또한 아이들 태어났을 때 맞는 백신까지 생각하면 이 분야는 안정적인 분야입니다.
원래는 GSK의 전문의약품 10선만 뽑아 보려고 했지만, 매력적인 약이 10개나 되지 않는 관계로...
백신,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을 모두 모아서 상위 매출 10개만 모아 보았습니다.
싱그릭스 Shingrix
엑뷰디 Xevudy
트리멕 Triumeq
트렐리지 엘립타 Trelegy Ellipta
누칼라 Nucala
도바토 Dovato
티비케이 Tivicay
세레타이드 Seretide
벤리스타 Benlysta
렐바 엘립타 Relvar Ellipta
이렇게 총 10개의 약물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중 전문의약품은 몇 개 안 되는데요,
엑뷰디(2), 트리멕(3), 누칼라(5), 도바토(6), 티비케이(7), 벤리스타(9)
이렇게 6개만 전문의약품입니다.
분야별로 간단하게 정리해 드리면
백신
싱그릭스 (1)
전문의약품
엑뷰디(2), 트리멕(3), 누칼라(5), 도바토(6), 티비케이(7), 벤리스타(9)
일반의약품
트렐레지(4), 세레타이드(8), 렐바(10)
이렇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점은 바로 매출 1위를 찍고있는 백신, 싱그릭스입니다.
싱그릭스는 한국에서도 많이 유명하죠?
1회에 거의 50만원을 호가하는 아주 고가의 백신입니다.
Herpes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고 대상포진에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하지만 대체체들이 있는 마당에 50만원짜리 백신을 많이 맞지는 않겠죠?
이건 싱그릭스의 단점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그릭스의 매출은 약 3.7 bn USD, 한화 약 4.8조원 어치나 팔리고 있는 1위 상품입니다.
나머지 전문의약품들도 자세히 살펴볼게요.
GSK 전문의약품 분석
GSK 에는 상위 10개 판매액에 전문의약품이 6개 밖에 없습니다.
엑뷰디(2), 트리멕(3), 누칼라(5), 도바토(6), 티비케이(7), 벤리스타(9)
이렇게 6개가 있네요.
이들을 치료 질병으로 분류해 보겠습니다.
엑뷰디(2)는 코로나 치료항체,
트리멕(3), 도바토(6), 티비케이(7) 는 에이즈 치료제,
누칼라(5)는 호산구성 폐렴 치료제
벤리스타(9)는 루푸스 치료제 입니다.
생각보다는 다양한 병증에 치료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강력한 항암제가 없습니다.
보통 항암분야에서 큰 매출이 나오는데, GSK 는 항암제의 부족이 매출부진의 원인 중 하나라고도 보여집니다.
실제로 GSK 의 전문의약품 매출의 5%도 안되는 수준의 매출만 항암분야에서 나오고 있거든요.
이 부분이 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GSK 사도 알고 있어서 oncology 전문 회사들과 협력도 하고 인수도 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항암과 마찬가지로 대사성질환의 치료제역시 부족한데요,
대사성질환 치료제는 거의 전무.. 합니다.
GSK 는 이쪽 분야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사성질환 치료제가 꾸준히 많은 돈을 벌게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이 분야가 약한것이 GSK 의 최대 약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문어발 식으로 중구난방 약을 만들 수는 없는거지만, 다른 빅 파마들이 모든 분야에서 골고루 약을 잘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GSK 의 이런 모습은 조금 아쉬운 포인트입니다.
또한 2위를 하고 있는 엑뷰디는 코로나 치료제로 2023년부터는 매출이 바닥을 칠 것이기때문에, 전문의약품 분야의 매출의 감소에도 연관될 것 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SK 는 생각보다는 다양한 성분의 약을 잘 만들고 있습니다.
위 6개 약물을 성분별로 분류해보면
엑뷰디(2) 누칼라(5), 벤리스타(9) 이렇게 3개가 항체 약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3개의 에이즈 치료제는 모두 combination drug, 칵테일 요법이라고 부르는 화합물 약 믹스 입니다.
뭐 요즘 에이즈 약이 다 컴비네이션드럭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요인 중 하나이긴 합니다.
즉 GSK에는 재미없는 일반 1세대 약만 있는건 아니라는 것이죠.
항체도 잘 만들도 화합물 약도 곧 잘 만드는 것을 보면 GSK 가 어쩌면 비상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GSK는 백신명가인만큼 GSK 백신에 대한 분석을 한번 진행해보겠습니다.
GSK 의 백신
GSK 의 매출의 1/4 정도는 백신분야에서 나옵니다.
지금까지 본 빅 파마들 중에 백신의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코로나 백신을 판매한 화이자는 일회성이니 제외합니다)
매출 1위를 기록한 싱그릭스를 포함해 현재 10개 이상의 백신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을 잘 한다는 건 정확히 뭘 잘한다는 걸까요?
최근 새롭게 개발된 mRNA 백신이나 AAV 백신은 제외하고, 전통방식인 백신에 대해서 한번 먼저 살펴볼게요.
백신은 크게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병원체를 약화시켜서 넣어주는 방식, 사백신은 병원체를 죽여서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어떤 방식의 백신이든 결국은 우리 면역계에게 "이런 적이 있다" 라고 미리 교육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면역계는 적이 강할수록 더 활성화가 잘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생백신의 예방효과가 더 강한 것이죠.
하지만 생백신은 그만큼 접종받는 사람에게서 부작용이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럼 백신을 맞고 안아프면서 효과를 강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로 면역계를 더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보조제 (adjuvant) 를 넣어줘야 합니다.
이 보조제에 따라서 우리 면역반응이 달라져서 더 좋은 예방효과를 보여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백신을 잘 만든다는 것은
병원체의 가공을 얼마나 잘 하는가
+
얼마나 좋은 adjuvant 를 갖고 있는가
가 중요한 척도입니다.
아마 GSK 는 아주 좋은 adjuvant 를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GSK 는 아주 다양한 백신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 Shingrix
뇌수막염 백신 박세로 Baxsero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릭스 Fluarix
DTP 백신 부스트릭스 Boostrix, 인판릭스 Infanris
자궁경부암 백신 써바릭스 Cervarix
등등이 있죠
다들 신기술을 사용한 백신은 아니지만, 모두 효과가 좋고 항상 꾸준한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충분히 검증된 백신인 만큼 전세계 어린이의 40%가 GSK 의 백신을 맞는다고 합니다.
GSK 가 기존의 백신명가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술을 기반으로 VLP 나 mRNA AAV 등의 신기술을 좀 도입했으면 하는데,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GSK 정리
GSK는 2028년 10위권에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의 다국적 제약회사
현재 시가총액 1083조원, 2022년 매출 48조원으로 다른 빅파마들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덩치와 살짝 부족한 매출액이 보이는 회사입니다.
매출 중 1/3 정도만 전문의약품에서 나오고 있으며 항암과 대사질환이 좀 약한 회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체의약품도 잘 만드는 편이고 다양한 약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백신 명가로 유명해온 만큼 백신분야의 꾸준한 매출은 보장되어 있으나,
조금의 혁신이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분석을 보시고 GSK 에 매력을 느끼셨다면, GSK 투자해 보시는거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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