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브렐 (Enbrel) : Etanercept
오늘 분석할 바이오의약품은 엔브렐입니다.
엔브렐은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치료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경제적 가치는 1년에 6.6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2022)
세상에서 제일 잘 팔리는 약 시리즈 연재에서도 한번 다루려고 했는데, 제 게으름으로 분석을 못했네요.
그런데 이번 IRA 조치 분석에도 엔브렐이 끼어있습니다.
즉 엔브렐은 세상에서 제일 잘 팔리는 약중 하나이면서, 바이오시밀러도 거의 없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이었는데
이번 IRA 철퇴를 받아버렸다는 뜻으로도 풀이 가능하네요.
어쨋든 이 엔브렐의 경제적 가치와 작용기작을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정말 재밌는 약이니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엔브렐의 경제적 가치
엔브렐 특허분쟁
엔브렐은 굉장히 독특한 판매구조를 가진 약 중 하나입니다.
엔브렐의 판매 권한을 가진 회사는 화이자와 암젠 두 회사입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권이 있는 회사는 암젠이고,
그 외의 국가들에서는 화이자가 판매하고 있거든요.
(일본에서는 다케다가 판매하는데, 너무 작은 비율이니 오늘은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여기에는 상당히 복잡한 특허분쟁이 있는데
오늘 얘기하기엔 너무 길어지니 다음번에 따로 떼어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vergreening
그리고 엔브렐은 바이오의약품 특허의 전략인 하나인 evergreening 전략이 가장 잘 먹힌 의약품 중 하나입니다.
왜냐면 엔브렐의 최초 FDA 승인은 1998년인데, 특허만료는 2029년으로 예정되어있거든요.
어? 특허는 10년 아닌가? 어떻게 30년 넘게..?
네 맞습니다. 특허는 10년입니다.
개발공정, 작용 원리 등의 하나하나에 다 특허를 걸어 특허를 거의 무한으로 연장하는게 제약사들의 기본전략입니다.
에버그리닝, 즉 상록수처럼 계속 푸르게 유지하는거죠.
상당히 재미있는 약이죠?
30년넘게 독점권을 갖고,
두 회사가 판매국을 나눠서 파는 약,
그리고 세상에서 세번째로 많이 팔리는 약.
더 재밌는게 있습니다.
어쨋든 이번 IRA 조치로 직접적 피해를 입는건 암젠이죠.
(IRA 는 미국 내에서 약가를 낮추는거니까요)
그럼 북미 이외 국가에서 판매중인 화이자가 얻는 엔브렐에 대한 판매수익은 건재한가?
그것도 아닙니다.
미국 외에서는 엔브렐에 대한 에버그리닝이 안먹힌곳이 많거든요.
에버그리닝자체가 어려운 나라도 있고.
그래서 이미 엔브렐은 북미 외에서는 바이오시밀러들에 의해 가격 경쟁력이 좀 약화되어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기도 하고있습니다.
이렇게 특허분쟁이 있고, 에버그리닝이슈도 있고, 바이오시밀러전쟁도 있을만큼 유명하고 다사다난한 엔브렐이 결국 IRA 조치까지 받아버렸네요.
엔브렐 독점권을 사수한 암젠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버렸네요.
암젠이 이렇게 고군분투한 이유가 있습니다.
엔브렐은 2022년 북미에서만 4,120,000,000 달러어치가 팔렸습니다.
환율 1300원으로 계산하면 약 5.3조원 정도입니다.
북미에서만 이만큼 팔렸으니...
북미 이외지역에서는 이미 시장을 많이 잃기도 했거든요.
암젠 Annual report보면 판매하는 약 중 엔브렐이 압도적 1위입니다.
최근에는 점유율이 줄고 있긴하지만, 정말 큰 비중이죠.
그래서 암젠에게는 IRA조치가 꽤나 타격이 될거 같네요.
다른 회사들이 지금 IRA 에 대해서 고소를 하고있는데, 암젠은 아직 안한걸 봐서 단물 다 뽑아먹었다고 생각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쨋든 그렇습니다.
미국 내에서만 연 판매 5조, 수많은 특허분쟁과 특허연장전략을 보여준 약 엔브렐.
암젠의 가장 이었던 약 엔브렐의 경제적 가치를 봤습니다.
엔브렐의 작용기전
엔브렐은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효용을 보이는 약입니다.
건선(Psoriasis), 류마티스 관절염 (Rhematoid Arthrisis) 등에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런데 건선은 피부질환, 류마티스는 관절질환인데 어떻게 두 병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걸까요?
이걸 이해하려면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자가면역" 이라는 말은 내가 나 스스로에 면역 반응을 보인다, 즉 내 몸의 면역체계가 내 몸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몸의 면역계는 내 몸은 공격하지 않으면서 적만 선별적으로 공격해야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면역계가 나를 적으로 인식하는 것이죠.
가장 좋은것은 적과 나를 잘 구분하도록 가르켜주면 되겠지만, 이건 사실 불가능입니다. (자세한 원리는 언젠가 자가면역질환의 이해라는 포스팅으로 돌아온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모든 면역반응 자체를 억제시키는 방향의 약들이 현재나온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입니다.
TNF 사이토카인
면역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를 활성화 하는 사이토카인이 필요합니다.
이 사이토카인 중 하나가 TNF라는 물질입니다.
이 그림에서 중심부 초록색 단백질 3개가 TNF 입니다.
바깥쪽 주황색은 TNF를 인식하는 수용체, TNFR입니다.
TNF가 아무리 많아도 TNFR에 붙지 않으면 면역반응이 현저히 줄어들겠죠.
Etanercept는 이 TNF에 붙어서 기존의 TNF-TNFR 인터렉션을 방해하고 대신 TNF-Etanercept 복합체를 형성해버립니다.
그래서 TNF가 아무리 많아도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지 않게 되고, 그래서 자가면역질환의 증상도 완화되는 것이죠.
Etanercept의 원리
근데 Etanercept가 뭐길래 TNFR 대신 TNF에 붙는걸까요.
TNFR은 세포막에 붙어서 세포 내로 신호전달을 하는 막단백질입니다.
Etanercept는 바로 TNFR의 수용성형태에 항체 IgG의 Fc 도메인이 붙은 형태입니다.
즉 일종의 미끼역할을 하는거죠.
이해 가시죠?
TNFR과 Etanercept는 매우 닮아서 둘다 TNF에 붙는데, Etanercept에 붙은 TNF는 면역반응을 활성화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Etanercept를 넣어주면 미끼처럼 TNF를 낚아챈다.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사실 굉장히 단순한 원리인데도 이걸 구현하고 약으로 만든 아이디어가 엄청난거죠.
그리고 항체 중 어떤 항체의 어떤부분을 붙일지 결정하고, 체내에서 원하는 대로 작동하게 바꾼것, 그게 바로 엔브렐의 저력입니다.
앞으로는 엔브렐을 TNFR-Fc 복합체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TNF의 decoy receptor역할을 통해 과한 면역 활성을 막는거죠.
엔브렐 정리
엔브렐은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TNFR-Fc 복합단백질입니다. TNF에 의한 면역활성자체를 막아 내 몸이 나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것이죠.
단순한 아이디어같지만 효과가 좋은 약입니다.
그래서 화이자, 암젠같은 거물들이 특허분쟁을 겪기도 했고, 또 에버그리닝전략이 잘 먹혀서 시장을 독식하기도 한 그런 약 입니다.
매년 N조원 대의 매출을 올리기까지 한 약이죠.
이번 IRA에 의해서 이 독식이 끝이 날까요?
재미있는 약, 엔브렐의 귀추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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