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툭산 (Rituxan) : Rituximab
리툭산은 자가면역질환과 일부 암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이다.
1997년에 non-Hodgkin Lymphoma (NHL)라는 림프종의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인정받아 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2006년 류머티스 관절염에 효과가 있음을 승인받았고, 2010년에는 Chronic Lymphocytic Leukemia (CLL)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이 입증받았다.
이외에도 다발성 경화증,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IDP)등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서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리툭산은 2022년 기준 총매출액이 1280억 달러이다.
한화로 약 153조 원의 매출을 올린 약이다.
최초 승인으로부터 25년간 153조를 벌었다.
연평균 6조를 번 셈이다 (물가상승률 고려 안 한 단순 나눗셈만 했습니다)
매년 6 조 를 벌다니 정말 말도 안 되지?
개인적으로 항체 신약 중 가장 재미있는 약이 리툭산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암과 자가면역질환을 다 치료할 수 있는 약이기 때문이다.
리툭산을 제대로 이해하면 암과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리툭산에 대해서 알아보자.
리툭산 개발사, Biogen IDEC
리툭산은 IDEC pharmaceuticals라는 작은 회사에서 개발되었다.
IDEC는 캘리포니아에서 뛰어난 교수와 과학자들이 모여서 설립한 작은 스타트업이었다.
IDEC는 이후 Biogen이라는 스위스 회사와 합병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는? 세상에서 제일 큰 생명공학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Biogen(BIIB)의 오늘자 시가총액은 38.45 B$이다.
한화로 약 46조 원이다. (환율 1200원 기준)
사실 다른 제약회사들만큼 몸집이 엄청나지는 않지만 정말 실속 있는 기업이다.
언젠가 바이오젠에 대해서도 한번 다루도록 하겠다.
어쨌든, 현재 리툭산의 실소유주는 Biogen이다.
리툭산의 원료, 리툭시맙
리툭산은 "상품명"이다.
리툭산이라는 성분이 약인 것이 아니라 리툭시맙이라는 성분이 약이다.
리툭시맙, Rituximab 은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항체 약이다.
-mab으로 끝나면 항체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건 과학자들끼리 약속이니까 그냥 그런 거다.
"항체"는 특정 타깃에 결합하는 능력을 가진 단백질을 의미한다.
이때 항체가 결합하려는 타깃을 "항원"이라고 부른다.
항체는 자신과 구조가 상보적인 항원이랑만 결합한다.
모식도를 보면 Y 자 모양의 물질이 보일 것이다.
저게 바로 항체다.
항체의 양팔 끝부분을 보면 모양이 파여있는 게 보일 것이다.
저 끝 부분을 Fv라고 부르는데, 저 부분의 구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Fv 가 변하면 다른 항원(타깃)과 결합하게 되는 것이다.
"리툭시맙"이라는 항체는 CD20이라는 항원과 결합한다.
리툭시맙이 CD20과 붙은 구조다.
2020년에 무려 Science 지에 실린 구조다.
Structure of CD20 in complex with the therapeutic monoclonal antibody rituximab. Rouge, L., et al., (2020) Science 367: 1224-1230
Genetech 사에서 CD20과 리툭시맙이 결합한 구조를 밝히면서 리툭시맙의 정확한 작동원리를 조금 더 규명하기도 했다.
(antigen-mediated CDC가 구조적으로 가능함을 보였음)
그림에 부연설명을 좀 덧붙이자면
초록색, 주황색 분자가 CD20이다.
그리고 왼쪽의 노랑-핑크색이 항체 1번, 오른쪽의 보라-초록색이 항체 2번이다.
즉 두 개의 CD20과 두 개의 리툭시맙이 2:2로 결합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결론 : 리툭시맙은 CD20이라는 단백질에 붙어서 자가면역질환과 암을 치료한다.
그럼 CD20 이 무슨 단백질이길래, 리툭시맙이 CD20에 붙으면 자가면역질환과 암에 효과가 있는 것일까?
CD20과 면역계
CD20은 막단백질이다.
세포막에 붙어서 이 세포가 어떤 세포인지 알려주는 단백질이다.
CD20은 B세포에 주로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B세포는 면역계에서 중요한 세포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B 세포는 "항체"를 만들어주는 세포이기 때문이다.
원래 B 세포는 우리 몸에 들어온 적에게 결합하는 항체를 만든다.
그런데, B세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적이 아니라 내 몸을 공격하게 흑화 한다.
이 경우에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또, B세포는 평소에는 적당한 수를 유지하고 있다가 적이 들어오면 그때 증식하게 된다.
그런데, 증식을 많이 안 해도 될 때 B세포가 급증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림프종이나 백혈병이 되는 것이다.
즉 B세포가 어떤 이유로 문제가 생기면 이 B세포를 제거해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 몸은 일반적으로는 우리 세포를 절대 공격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 몸속에 많아진 B세포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바로 항체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항체가 항원에 붙으면, 우리 몸의 면역작용에 의해서 항체가 붙은 세포는 파괴된다.
이건 너무 어려우니 이름만 말하도록 하겠다.
이 현상을 항체에 의한 complement dependent cytotoxicity (CDC), antibody dependent cell mediated cytotoxicity (ADCC)라고 표현한다.
CDC나 ADCC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들로 세포가 죽게 된다.
즉, 리툭산이 B세포 표면의 CD20과 결합하게 되고, 그러면 B 세포가 죽는다.
그렇게 되면 자가면역질환의 증상도 완화될 것이고, 암도 치료되는 것이다.
리툭산이라는 하나의 약이 암도, 자가면역질환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이유가 CD20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말 대단하지?
CD20이라는 만능 타깃을 발굴해 내고, 여기에 결합하는 항체를 디자인해서 약으로 만들었다는 게.
그래서 리툭산은 정말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주었다.
리툭산의 미래
리툭산은 거의 25년간 150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다 주었다.
앞으로도 그럴까?
어느 정도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좀 그 기세가 꺾이게 되었다.
왜냐하면 특허가 만료되면서 독점권을 더 이상 행사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2013년, 미국에서는 2016년에 각각 특허가 만료되었다.
그리고 2018년 최초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한다.
바로 셀트리온에서 개발한 트룩시마(Truxima)이다.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다.
https://dueffect.tistory.com/46
이후로 다른 회사들도 리툭산의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했고, 현재는 바이오시밀러가 3개나 FDA 승인 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아예 다른 경쟁자들도 있다.
리툭산은 CD20에 결합하는 항체라고 했다.
그런데 CD20에 붙는 다른 구조의 항체들도 만들어졌다.
리툭산의 성공 이후로, CD20을 타겟팅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는 다른 CD20 타겟 항체약을 개발하게 만들었다.
Ocrevus(ocrelizumab)과 Kesimpta(ofatumumab)가 바로 대체제 들이다.
리툭산이 지금보다 더 잘 나가게 될 수는 없겠지만, 바이오젠이라는 회사의 기반과 명성을 닦아준 만큼 정말 의미 있는 약이다.
정리
리툭시맙은 1997년 출시 이후로 153조 원의 매출을 올린 약이다.
바이오젠사의 소유이며, 현재는 모든 특허가 만료되었다.
CD20이라는 B세포 특이적인 단백질에 붙어서 비정상 B세포를 죽이는데 기여한다.
그래서 자가면역질환과 림프종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리툭시맙의 원리와 가치를 알게 되었다면 바이오젠 사의 주식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최초로 리툭시맙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한 셀트리온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어떨까?
*이 글은 상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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