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미라 (Humira) : Adalimumab
휴미라는 아주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드럭 중 하나이다.
휴미라는 미국의 AbbVie 사에서 개발한 항체 약이다.
AbbVie 사는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잘 모르는 경향이 있는데, 언젠가 한번 Abbvie 사에 대해 분석을 하도록 하겠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AbbVie 사는 " 과학 기반의 신약 개발 " 을 내세우는 제약기업이다 .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Abbott 사에서 분리되어 2013년 NYS 에 상장했고, "과학" 을 좀 더 내세우는 방향의 약을 개발하고 있다.
휴미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항체 신약 중 대표 주자 중 하나인 휴미라는 첫 승인 이후로, 갈수록 투약방법이 간편해지며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휴미라는 2005년에 건선의 치료 목적으로 첫 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특허가 풀리기 전 까지 어마어마한 양을 독점 판매하고 있는 약이다.
2022년에는 21 billion dollar 어치가 팔렸다.
한화로는 25조 원 정도가 팔린 것이다.
지금까지 140,0000명이 휴미라 처방을 받았고, 관련 임상실험 논문만 350개가 넘는다.
그야말로 이미 충분히 검증된 안정적인 약이다.
휴미라는 건선을 시작으로 수많은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21세기 이후로 자가면역질환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많은 자가면역질환에 휴미라가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올해 2023년부터 독점권이 만료되면서, 10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들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잘 될게 분명한 약이니 경쟁이 안 붙을 수가 없다.
한 인도 회사가 기존 가격의 1/5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 냈다.
작은 회사들이 아니라 암젠, Boehringer Ingelheim 같은 큰 회사들부터 시작해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 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까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올해 중반부터 휴미라 자체의 매출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줄어든 파이를 우리나라 기업들이 잘 흡수해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어쨌든 오늘은 자가면역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는 휴미라 ( 성분명 Adalimumab )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자가 면역 질환이란?
자가 면역질환은 현대 인류가 직면하게 된 난제 중 하나다.
자가면역질환을 다른 말로 풀어쓰면 내 면역계가 나 자신을 공격하게 되는 병이라는 뜻이다.
내 면역계가 나를 아프게 하니 치료방법도 막막하고, 발병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자가 면역 질환은 같은 병이라도 환자의 나이, 생활습관 등등에 따라서 경과도 다르고 증상도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참고 넘어갈 수도, 누군가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는 건선 (Psoriasis)이 있다.
건선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가 이런 식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건선에 걸리면 눈으로 보기에도 피부에 변화가 생기고, 가려움과 민감성이 동반된다.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선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피부질환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사실은 중증 면역 관련 질환인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기도 어렵고 치료약도 굉장히 비싸서 많은 환자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알려진 건선 환자는 약 13만 명 정도가 된다고 하며, 치료를 받지 않거나 아직 진단받지 않은 환자는 최대 150만 명가량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건선의 치료법으로 첫 허가를 받은 것이 Humira이다.
건선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류머티즘 관절염과 크론병 등도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이다.
크론병은 특히 젊은 20~30 대 사이에서 발병건수가 급증하는 질병이라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휴미라는 이 병들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마법의 약 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내 몸은 왜 갑자기 나를 공격하게 되는 것이고, 휴미라는 그걸 어떻게 막아주는 것일까?
자가 면역 질환의 이해
내 면역계가 왜 나를 공격하는지부터 알아보자.
사실 자가면역질환은 아직도 정확한 발병기작이 알려지지 않았다.
아마 질병마다 세부 기작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는데, 바로 self 인식이 고장 난 면역계가 원인인 것이다.
우리 면역계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self(자기)와 non-self(비자기)를 구분하는 것이다.
self를 공격하지 않되, non-self 를 찾으면 공격해야한다.
자가면역질환은 self 를 공격하게 되는 병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앓는 것이 아니다.
살다가 보면 갑자기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한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self와 non-self를 잘 구분하다가, 갑자기 구분을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 지점이 아직 자가면역 질환 연구에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점이다.
즉 '원인은 불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self를 non-self로 생각하게 되면서 일어나는'현상'은 알려져 있다.
우리 면역계는 적을 발견하면 신호를 보내서 다른 면역세포들을 불러 모은다.
이런 면역계의 신호전달물질을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자가면역질환을 연구해 보면 증상이 나타나는 곳에서 이런 사이토카인의 양이 굉장히 많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런 사이토카인의 수치를 강제로 내려주면?
어느 정도 자가면역 질환의 증상이 완화가 된다.
이것이 휴미라의 간단한 원리이다.
휴미라의 원리
그렇다면 휴미라는 어떤 사이토카인을 어떻게 조절해 주는 것일까?
사이토카인 중 TNF-alpha라는 물질이 있다.
TNF-a는 TNFR (TNF Receptor)라는 막단백질에 결합한다.
그림이 굉장히 복잡한데, 가장 위쪽만 보면 된다.
TNFR 단백질에 TNFa 가 붙으면 그림의 아래쪽에 있는 복잡한 신호전달이 시작된다.
저 신호전달 체계는 세포로 하여금 다른 사이토카인들을 더 만들어내게 한다.
즉 TNFa는 다른 사이토카인이 더 많이 만들어지게 해서 면역반응을 더 활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우리가 TNFa를 막으면 면역반응이 약해지면서, 내 면역계가 내 몸을 공격하는 반응도 약해진다.
이것이 휴미라의 역할이다.
휴미라는 Adalimumab이라는 성분으로 이뤄진 약이다.
이름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다시피 Adali-mumab 은 항체 약이다.
Adalimumab 은 바로 이 TNF-a에 결합해서 TNFa와 TNFR 사이의 결합을 방해한다.
그러면 다른 사이토카인이 추가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하겠지?
이건 PDB에 올라온 Adalimumab과 TNF alpha의 결합구조이다.
저 초록색 분자가 TNF alpha이고, 보라색 주황색 분자가 Adalimumab 항체의 결합 부분이다.
항체가 TNF alpha에 붙으면서 TNF alpha 가 receptor에 붙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 저 구조를 밝힌 논문은 Comparison of the inhibition mechanisms of adalimumab and infliximab in treating tumor necrosis factor alpha-associated diseases from a molecular view 인데 Adalimumab 이외에도 다른 항체신약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다음에 한번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
정리하면, Adalimumab 은 TNF-a라는 사이토카인에 붙어서, 면역반응이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음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을 억제해 주는 약이다.
""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앞서 본 것과 같이 휴미라는 항체 신약이고, 타깃 단백질과 어떻게 결합하는지까지 다 알려진 단백질이다.
우리는 단백질 서열만 알면 아주 쉽게(아주 쉽게는 아니지만..) 같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특허권이 만료된 휴미라의 서열을 그대로 복붙 한 아주 많은 약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2022년까지 허가가 완료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리스트이다.
우리가 잘 아는 삼성도 보이고,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 암젠, BI 사도 보인다.
셀트리온은 허가 과정에서 살짝 문제가 있어서 2023년 초에 다시 재 허가를 받았다.
표에 이름 열을 잘 보면 상표명 ( adalimumab -XXXX ) 이런 식으로 성분명이 adalimumab 뒤에 4개의 단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건 아닌데, 바이오시밀러 제조 공정상 구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mall molecule drug와 다르게, 항체 같은 단백질 제제는 어떤 공정으로, 어떤 세포에서 뽑아내서 어떻게 가공했는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같은 서열의 단백질이라도 안정성, purity 등이 다를 수 있고, 이에 따라서 임상적으로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그래서 의학전문가들이 쉽게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추가해 놓은 식별자다.
어쨌든 결론은, 휴미라는 너무너무 잘 나가는 약이다.
안정성도 확보했고, 충분한 투약기간을 거쳐가면서 큰 문제가 없는 것도 확인했다.
특정한 자가면역질환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자가면역질환 전반에 효과가 있다.
안정성이 확보된, 시장이 큰 약이기 때문에 특허가 풀린 올해부터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작년 휴미라의 총매출 25조 원 중, 삼성과 셀트리온의 비중이 얼마나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만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아달로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https://dueffect.tistory.com/43 를 참고하시길.
*이 글은 상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바이오주식 > 상품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툭산 (Rituxan) : Rituximab (0) | 2023.03.23 |
---|---|
아달로체 (ADALLOCE) : Adalimumab-bwwd (0) | 2023.03.20 |
유방암 치료제 : 허셉틴 (HERCEPTIN) 그리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1) | 2022.08.31 |
유방암 신약, 엔허투 (ENHERTU) (0) | 2022.08.28 |
코로나 상비약 : 진통제, 어떻게 다를까? (0) | 2022.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