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논 (suganon : evoglipitin)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당뇨약에 대해 말할 기회가 왔다.
동아제약이라고도 부르는 동아 ST에서 개발한 당뇨 치료제다.
동아제약이 지주 회사로 전환됨에 따라 약학 전문 기업으로 분리한 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 꽤 오래된 기업인 만큼 이런저런 종류의 약들이 매우 많다.
물론 바이오로직스 느낌은 아니고 화합물 약이 주력 상품인 회사다.
앞선 자누비아 분석에서 봤겠지만, DPP-4 inhibitor는 바이오로직스가 아닌 화합물 약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렇다 할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가 없는 것이 아쉽다.
슈가논은 화합물 약이기 때문에 경구섭취가 가능하다.
하루에 한 알만 먹으면 되서 섭취는 간편한 편이다.
슈가논의 승인, 판매
슈가논은 2015년 한국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았고, 러시아에서도 허가를 받아서 판매중이다.
2020년 부터는 미국에서도 임상을 진행중인데, 곧 FDA 승인 여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 쪽에서도 임상 허가가 나서 여러 국가에서 판매가 되고있다.
2020년 부터 판매가 되고 있는데,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는 당뇨나 비만 환자가 많아서 매력적인 당뇨병 시장이다.
동아ST가 그쪽 시장에 단독으로 진출 한 것은 아니고, 다른 회사와 협력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슈가논의 매출은 어느정도일까?
아직 시장에 진출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라틴 아메리카의 실적은 찾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3분기 기준 매출이 83억원이었다고 한다.
대략 근사 때리면 1년에 300억원정도 팔렸다고 볼 수 있다.
조단위 실적을 보이는 해외 블록버스터 당뇨약 보다는 덜하지만, 이 정도면 꽤 훌륭하다.
아직 공급라인이나 연구개발 기반이 적은 우리나라 회사가 아직 FDA승인도 받지 못한 약으로 이 만큼 성과를 보이는 것은 대단하다.
하지만 DPP-4 inhibitor가 대세약은 아닌점, 이미 DPP-4 inhibitor군에는 자누비아라는 강자가 있으니 정면 승부를 보는 것 보다는 블루오션을 찾아서 잘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
슈가논의 원리
슈가논은 DPP-4 inhibitor이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GLP-1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한다.
그런데, 이 GLP-1은 분비된지 몇 분 만에 분해가 된다.
GLP-1을 분해시키는 단백질 중 하나가 DPP-4이다.
그럼, 이 DPP-4가 일을 못하게 하면 GLP-1이 오랫동안 일을 하니까 인슐린이 잘 분비되겠지?
그런 원리로 개발 된 것이 DPP-4 inhibitor군의 당뇨 치료제이다.
슈가논의 주 성분 evogliptin은 이렇게 생긴 물질이다.
제일 왼쪽에 있는 F가 3개 달린 벤젠 고리가 눈에 띄고, 멀리 6각 고리가 하나 더 있는것이 특징적인 구조다.
얘가 DPP-4에 끼어들어서 DPP-4의 역할을 방해한다.
DPP-4 inhibitor는 종류도 되게 많고, 2010년대에 부흥기를 맞아서 정말 많이 판매되었던 약이다.
다양한 DPP-4 inhibitor들은 그 구조와 작용 메커니즘에 따라 대략적인 분류가 가능한데,
대표적인 약들 몇개의 구조만 보면 대략적으로 생긴걸 보면 이렇게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같은 그림 찾기를 해보자.
evogliptin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것은 누구일까?
바로 첫번째에 있는 sitagliptin이다.
sitagliptin은 저번에 분석했던 자누비아의 주 성분이다.
DPP-4 inhibitor중에서 제일 잘 나가는게 자누비아인데, 자누비아와 상당히 닮은 약물이 슈가논이다.
슈가논, 믿을 만 해 보이지??
슈가논은 사실 아주 관심을 많이 받는 약이 아니라서 학술 논문이 별로 없다.
그래서 비슷하게 생긴 sitagliptin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슈가논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자.
Sitaglipitin과 evogliptin(슈가논)은 공통적으로 F가 3개 달린 벤젠고리가 있다.
이 고리부분이 실제적으로 DPP-4에 결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면, 그 외의 긴 체인으로 연결되어 뻗어나가는 부분의 기능은 무엇일까?
첫번째로, 저 체인은 적은 양으로 같은 효과를 내게 해 준다.
실제적으로 타겟 단백질인 DPP-4와의 결합에는 영향을 크게 안 주는데, 붙고나면 더 DPP-4를 잘 저해하게 해준다.
대략 7배 정도나 적은 양으로도 더 효과가 좋다.
두번째로, selectivity를 높여준다.
우리 타겟의 이름은 DPP-4이다.
그럼 DPP-1부터 DPP-10000까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DPP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 꼬리 부분이 발달하면 DPP-8과 DPP-9에는 잘 안붙고, DPP-4에만 잘 붙을 수 있게 한다.
DPP 군의 단백질은 여러 종류의 펩타이드를 자르는 역할을 한다.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의 펩타이드들이 잘리지 않는다면? 다른 종류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펩타이드들이 잘리지 않는다면?
이건 심각한 부작용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GLP-1을 자르는데 가장 중요한 효소인 DPP-4만 저해하는 능력, 즉 선별성(selectivity)가 중요한데, sitagliptin이 그걸 잘하는 약이라서 지금까지 살아남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동아 ST의 suganon도 sitagliptin과 유사하게 생겨서 그런 기능들을 어느정도 갖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약물이라 생각한다.
아직 허가도 많이 되지 않았고, 판매를 개시한지 정말 얼마되지 않은 국가들이 많아서 데이터가 충분하지는 않다.
다른 당뇨병 치료제들에 비해 좀 빈약한 분석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약회사가 직접 판매 + licensing을 다 하고 있는 약물이라는 사실이 매력적이라서 분석을 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동아 ST가 evoglipitin을 개발할 때, sitagliptin을 참고해서 screening을 진행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그냥 얻어 걸린 것은 아닐 거 같긴 한데, DPP-4 inhibitor 타입에 따른 분석을 하고 개발한 것이라면 동아 ST의 개발 능력이 굉장히 대단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제약회사들도 당뇨병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으면 한다.
*이 글은 상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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