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식/상품 분석

마운자로 (터제파타이드, tirzepatide)

이오형 2022. 6. 17. 11:41


Mounjaro : 마운자로


얼마전에 관련기사들이 꽤 나왔었는데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 거 같다.
당뇨병 치료제가 비만 치료제로 작용한다~?? 이런 느낌의 기사들이 몇 주 전에 나왔었다.


그 주인공은 마운자로(mounjaro) 라는 주사제이다.
일라이 릴리 라는 미국 회사에서 만든 약이다.

1달 전 쯤 FDA승인을 받았고, MOA를 밝힌 논문도 올해 3월쯤에 출판했다. 
임상도 성공적으로 끝냈고, 여러 당뇨 치료제들과 비교한 실험도 했다. 

 

요렇게 생겼다.

당뇨병 치료제니까 당연히 주사제로 만들었을 거고 그래서 이렇게 주사에 용이한 형태로 제품이 만들어져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점은 어떻게 '당뇨치료제가 비만치료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게 좋냐 안좋냐 하는 분석은 다른 사람이 했을거니까 원리가 뭔지, 이걸 응용해서 다른 비만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을지 등을 같이 생각해보자.


당뇨병과 마운자로


마운자로는 제 2형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당뇨

당뇨병이 뭘까?
당뇨병은 풀어쓰면 당이 오줌(뇨)에 섞여나오는 병 이란 뜻이다.
혈당이 너무 높아지면 포도당이 신장에서 재흡수가 안되서 오줌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혈당 조절이 안되는 이유는 인슐린 이라는 호르몬에 문제가 생겨서 그렇다.
일단 인슐린이 뭐길래 혈당을 조절하냐? 를 알아야한다.

인슐린

인슐린은 두 가지 작용으로 혈중 포도당 농도를 낮춘다.
인슐린은 이자 beta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표적기관이 두 개다. 온 몸의 세포들과 간 세포이다

인슐린은 온몸세포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고, 활성화된 인슐린 수용체는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도록 한다.
그리고 간 세포에 있는 또 다른 인슐린 수용체를 활성화시켜서 포도당(단당류)을 분자량이 큰 글리코젠(다당류)으로 전환해 저장하게 한다.

이 인슐린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가에 따라 다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인슐린이 작용을 못하는 병은 1형 당뇨라고 부르고 인슐린 분비가 안되는 병은 2형 당뇨로 구분된다.

제 1형 당뇨

1형 당뇨는 보통 유전적인 문제로 인슐린 수용체가 제 역할을 못한다.
혈당을 낮추려고 이자(pancreas)가 열심히 일해서 인슐린을 막 만들어내는데 막상 이 인슐린 수용체가 말을 안들으니 포도당이 흡수가 안되는 것이다. 인슐린 수용체말고 다른 경로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어쨋든 인슐린은 많은데 인슐린이 일을 못하는게 1형 당뇨다.
근데 진짜 무서운게 1형 당뇨가 지속되면 이자 세포가 지쳐서 (exhausted) 죽어버리고 인슐린을 안만들게 되기도.. 한다...

제 2형 당뇨

반대로 2형 당뇨는 인슐린이 안만들어지는 병이다. 주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고, 드물게 자가면역질환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2형 당뇨는 인슐린 주사를 맞아서 평생 관리하는것 밖에 치료방법이 없었고 그래서 우리가 당뇨환자를 떠올리면 인슐린 주사제를 맞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근데 인슐린 평생 맞는건 답이 될 수 없다.
인슐린은 비싸고 당뇨환자가 점점 늘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 수도 있다는 예측이 있다.

그러면 근본 원인을 치료해야 되잖아??
이렇게 해보자.
일단 생활습관 때문에 2형 당뇨가 생겼다는 말을 바꿔 생각하면 이렇게 된다.
'인슐린이 잘 만들어지다가 어떠한 이유로 인슐린이 안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 어떤 이유로 인슐린이 안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대답을 하면 되겠지??

원인은 두개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1) 이자 베타세포가 죽어서 인슐린을 만든다.
2) 이자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걸 몰라서 만든다

이 정도가 된다.
베타세포가 죽는이유는 glucotoxicity나 lipotoxicity의 대사적 이유랑 자가면역질환 정도로 요약하고 넘어가겠다. 오늘은 이 얘기 하려는게 아니니까.

베타세포는 내가 지금 밥을 먹었는지, 혈당이 높은지를 확인해서 인슐린을 만든다. 

그럼 이 두가지를 베타세포가 인지하지 못하게 되면 ...?

인슐린을 안만들게 되는 것이다. 

포도당 수용체, GLUT2

이자는 포도당 수용체를 갖고 있다.
GLUT라는 이름의 단백질인데, 여러 종류가 있다.
이중에 GLUT2가 실질적인 혈당센서 역할을 한다.

대충 이렇게 생겨서 막에 박혀있는 수용체다.
GLUT2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데, 포도당 친화도는 낮은데 포도당 수송은 엄청 잘한다.
그니까 포도당이 적으면 낮은 친화도 때문에 많이 못 들여오는데 포도당이 많으면 수송을 엄청 잘하니까 아주 많이 들여오는 원리이다.

포도당 센서로 아주 적합하지?
그래서 베타세포에 GLUT2가 포도당 농도를 감지해서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음에 인슐린 생산+분비를 조절한다.

자 그럼 베타세포가 혈당 높은걸 감지 못하는 이유가 뭐다? GLUT2가 이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오늘의 주제인 마운자로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식후임을 알려주는 수용제, GIP receptor & GLP-1 receptor

인슐린은 식후에 분비된다. 

우리몸은 밥을 먹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될까?

 

밥을 먹으면 소화기관이 일을하게되고, 그 과정에서 밥을 먹었음을 알리는 호르몬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GIP와 GLP-1이라고 불리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뇌로 가서 그만 먹게 만들고, 이자로 가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만든다. 

 

이자에서 GIP를 받아들이는 단백질이 GIP receptor, GLP-1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이 GLP-1 receptor가 된다. 

 

마운자로는 GIP랑 비슷하게 생겨서 GLP receptor와 GLP-1 receptor를 활성화 시킨다. 

그래서 "식후"라고 느끼게 만들어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마운자로의 원리

마운자로는 GIP derivative 이다.
앞에서 말한 GIP 라는 펩타이드랑 비슷하게 생겼다 는 뜻이다.
39개의 아미노산(과 그 변형체)로 되어있는데 구조는 이런식이다.

복잡해 보이는데 3차원 구조를 보면 대략 이런식이다.

tirzepatide



잘보면 2번, 13번, 20번 아미노산 위치에는 아미노산 표시가 아니고 다른 분자가 그려져있다.
특이 20번 자리에는 엄청 긴 분자가 그려져있다.
이 길다란 분자는 지방산 변형체인데 이거 덕분에 체내에서 오래동안 지속되면서 약효가 유지된다.

우리 몸에서 만드는 GIP는 분자량이 매우 작은 물질이라 분비되면 빠르게 다 사라져 버린다.
그 정도 짧은 시간만 존재해도 밥을 먹었으니 인슐린을 분비해라~ 하는 명령을 내리기에는 충분하다. 

 

근데 효과적인 약이 되려면 몸안에서 오랫동안 돌면서 효과를 발휘해야겠지?

그래서 마운자로에는 이런 지방산을 붙여서 효과적으로 오랫동안 작용하게 만든 것이다. 

마운자로의 효과


마운자로는 GIP 수용체와 GLP-1 수용체에 결합해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그런데, 단순히 인슐린을 분비만 하는게 아니라 인슐린의 생성도 늘려서 분비되게 한다 (1st and 2nd secretion enhanced)

 

그래서 당뇨환자들에게 매우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임상결과를 보면 놀라운데, 


일단 이 결과는 2형 당뇨를 앓는 사람들에게 마운자로를 처방한 것이다. 

Ozempic이라는 유명한 약에 비해서 훨씬 더 A1C값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A1C는 한국말로 하면 당화혈색소 수치인데, 우리가 내과가서 당뇨검사할 때 측정하는 그 수치이다. 

 

실험을 하면서 체중도 재봤는데...

놀랍게도 살도 빠졌다. 

 

당뇨약 먹으면 당연히 살 빠지는거 아니냐!

할수도 있는데 아니다. 

 

Tresiba라는 다른 당뇨약인데, 이것도 효과 좋은 당뇨 치료제이다. 

그런데 Tresiba 투여군은 오히려 체중이 소량 증가했다.

 

확실히 마운자로는 체중에도 효과가 있는것 같다. 

 

뿐만 아니라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었다.

원래 임상은 디자인할때, 병이 있는 사람한테도 처방해보고 병이 없는 사람한테도 처방을 한다. 

마운자로도 당뇨를 안 앓는 사람한테 처방을 했는데...

 

여기서도 살이 빠진걸 알 수 있었다.

 

 

마운자로, 확실히 요물이다..

 

그럼 이게 왜 살을 빠지게 하는데?

사실 아직 마운자로는 비만치료제 로써 허가받은 것은 아니다. 

홈페이지에서도 not indicated for weight loss라고 되어있다. 

 

그니까 일종의 부작용? 같은 원리로 살이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추측하기에는,

1) GIP, GLP-1 receptor를 자극하면 밥을 그만 먹게하게 된다. 아마 섭취한 음식량이 줄지 않았을까?

2)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더 활발히 전환하게 되는데, 인슐린 분비를 계속 늘려서 혈당 레벨을 낮추다 보니 그렇게 된게 아닐까?

 


왜! 빠지는지 정확한 이유는 후속 연구가 완료가 되면 추가로 더 업데이트 하겠다. 

명확한 작용기전을 가진 당뇨치료제 마운자로! 그리고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글은 상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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