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 Celltrion
셀트리온은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바이오 대장주다.
먼저 차트를 보자.
2021년 경에 38만원을 찍고 반토막난 주가가 보인다.
왜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은 엄청난 주가 하락을 보이고 있을까?
이유를 분석하기 전에 셀트리온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Intro
셀트리온은 오늘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4위 기업이다.
바이오, 제약 섹터에서는 삼바 다음으로 잘나가는 대기업이다.
셀트리온은 삼바와 달리 대기업 자본을 등에 업고 큰 회사가 아니다.
서정진 전 회장이 동료들과 세운 벤처에서 시작했고, 역사는 20년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빠르게 성장하다가, 몇년 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상장까지 잘 마무리함으로써 바이오 대기업으로써 입지를 굳혔다.
계열사도 3개나 있는 명실상부 자수성가 대기업이다.
셀트리온 분석은 저번 SK 바이오팜에 이어서, 지난주 '52주 최저가를 찍은 바이오기업들'의 시리즈 게시물이다.
최저가로 떨어진 셀트리온이 주울만한 가치가 있는지, 아닌지를 기술 관점에서 분석해보자.
셀트리온의 하락은 경영쪽의 이슈들과 금리인상 등 복합적인 문제가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들은 개미가 컨트롤할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상폐까지 갈 문제나 심각한 인플레가 발생한게 아니라면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셀트리온의 기술
셀트리온 홈페이지의 BUSINESS 탭은 3개의 의약품군으로 나뉘어져 있다.
1. Biosimilar
2. Small Molecules
3. New Medicines 으로 나뉘어져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바이올로직스의 복제약, 즉 복제항체신약이다.
Small Molecules는 화합물약,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구강으로 섭취하는 그런 약들이다.
New Medicine은 화합물약, 항체약 보다 더 진보한 기술을 이용해 만드는 치료법이다. 예를들면 킴리아같은 세포치료제가 있다.
셀트리온은 이 세가지 분야에 대해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자.
1. Biosimilar
셀트리온의 성장 배경은 단언컨데 바이오시밀러이다.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판매하면서 국내외로 이름을 알렸다.
램시마는 존슨앤존슨 사의 Remicade라는 항체약을 복제한 약이다.
Remicade는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약으로 판매수익이 조 단위인 약이다.
이 약들의 성능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니 약에 대한 설명은 일단 생략한다.
그런데, 사실 '복제약' 이라는 말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복제약은 과학의 산물이다.
복제약을 만드는 과정을 간단하게 보자.
가장 먼저 기존 항체약이 어떤 타겟과 어떤 모양으로 결합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해야한다.
그리고 그 결합에 의해 생기는 타겟의 구조변화와 동일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항체의 구조를 디자인해야한다.
그리고 그 항체가 안정하게 생산되어 유지될 수 있게 다듬어 줘야한다.
이후에 임상실험을 진행해서 안정성을 입증한다.
즉 복제약은 원본약의 개발과정과 다를 것이 없다.
딱 하나 다른점은, 타겟발견을 위해 긴 스크리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유리하다.
바이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서 항체약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타겟이 바이오시밀러였고, 셀트리온은 영리하게 이를 잡아서 성공시킨 것이다.
이렇게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노하우가 쌓인다.
그 노하우에 새로운 타겟을 개발하는 능력만 있으면 de novo한 항체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 외에도 "항체 신약"을 개발중이다.
앞으로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할 항체 약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이제 복제약을 만드는게 왜 수익성이 있는지 알아보자.
일단 첫째로, 안정성이 입증되었고 잘 팔리는 약만 복제해서 판매한다.
물론 기존의 약과 다른 구조의 항체이니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적어도 on-target effect에 의한 부작용 걱정은 적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외에도 다른 바이오시밀러를 판매중이다.
총 5개가 현재 판매중인 바이오 시밀러이다.
램시마 다음으로 유명한게, 항체약인 트룩시마이다.
혈액암의 항체약인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를 허가받아 미국에서 판매중인데, 매우 잘 팔리고 있다.
그리고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공개한 바이오 시밀러 약들이 몇 개가 더 있다.
XOLAIR, AVASTIN, PROLIA, STELARA, EYLEA, ACTEMRA에 대한 복제약을 만들고 있다.
일단 이름은 비 전문가가 보면 이게 뭐지 싶겠지만, 다들 자기 분야에서는 매우 유명한 약들이고 대체가 거의 불가능한 약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 대체 불가능한, 블록버스터 약물이었다.
셀트리온이 개발에 성공해서 이것들을 조금만 가격을 낮춰서 판다면..?
정말 수익성이 높을 것이다.
두번째, 셀트리온은 복제약 개발에 대한 확실한 플랫폼이 구축된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언급한 6가지 블록버스터약물에 대한 복제약은 이미 개발이 끝났고, 임상중이다.
심지어 임상 3상 중인 약이 5개나 된다.
즉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필요한 전 단계에 대해 구축을 끝냈으며 그 파이프라인을 계속 작동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이걸 따라서 개발하고 임상만 하면 이론적으로는 엄청나게 많은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과정 하나하나에 엄청난 허들이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이것만 봐도 셀트리온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2. Small Molecules
화합물 의약품은 전통적인 약물이다.
전통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검증되었고 많이 팔리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섭취가 쉽다. 그냥 약을 삼키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이 약품의 규모는 약 1000조, 의약품 시장 파이의 2/3를 차지한다고 한다.
셀트리온은 화합물약도 맨땅에 헤딩하는 전략을 쓰지 않고, 안전한 돌만 딛고 있다.
화합물약도 이미 허가받은 약을 조금씩 변형시켜서 개발하는 전략을 쓰면서 시작했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두 가지의 성분을 복합해 만든 테믹시스를 개발해 2018년 FDA승인을 받았다.
이것도 뭔가 겨우 복제해서 판것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말이 개량신약이지 바꿔서 생각하면 얼추 답은 알고 있지만 더 좋은 쪽으로 작용기를 붙여서 개선한 약물이다.
과외로 비유하자면 2등급짜리 학생을 1등급으로 올리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존 약들이 2등급짜리 약이라는 건 아니고,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알거 다 아는데 1등급 못받는 학생을 개선하는게 어마무시하게 어려운 일인데 그걸 했다고 받아들여주면 될 것 같다.)
이걸 개발하고 임상, 허가까지 받았다는 것은 셀트리온이 충분히 오리지널 화합물약을 개발할 잠재력이 있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런 케미컬 드럭은 생산설비가 상당히 공장화가 되어있는데, 셀트리온은 이런 설비도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항상 얘기하지만, 화합물 약은 과거의 기술이지만 지금도 상당히 중요한 약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뿐만 아니라 화합물 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의약품 사업 다각화필요성을 알고 힘쓰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3. New Medicines
첨단 의약품군을 모았다는 뜻인데, 이 아래에 여러 탭이 있으니 하나씩 살펴보겠다.
1) 신제형
대부분의 항체약은 정맥주사를 통해 주입한다.
항체는 원래 피의 혈장을 타고 움직이기 때문에, 항체약을 정맥주사로 넣는 다는 것은 가장 간편한 항체약 주입방법이다.
그러나, 정맥주사의 단점은 일반인이 직접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의료인만 정맥주사를 놓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개발한다면, 이는 엄청난 개선이다.
셀트리온은 앞서 언급했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정맥주사제형에서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했다.
즉 의료인의 도움없이, 환자가 직접 주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별건가 싶을 수 있는데, 의료인 접근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는 정말 혁신이다.
이 제형은 유럽 EMA에서 이미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2) Antibody-drug conjugate : ADC
한때 항암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고 각광받았던 기술인 ADC이다.
항체는 굉장히 선별적으로 타겟에 접근하는 기능을 가진다.
화합물 약은 효과가 강력하나, 원하는 곳에만 전달하기가 어려워 off-target effect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두가지를 합친다면?
원하는 곳에서만 강력한 효과를 내는 약물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Antibody-drug conjugate(항체-화학물약 복합체)이다.
셀트리온은 항체개발을 잘 하고, 화합물 약도 개발하고 있으니 ADC의 새로운 강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두 가지 기술이 결합했다는 것은 개발 단계의 허들이 두배+알파 라는 뜻이다.
항체를 만들고, 약을 개발해야하는 것 뿐만 아니라, 둘을 붙이고 그 사이의 거리나 방향을 잘 조절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처음이 개념이 나오고 거의 40년이상이 지났지만, 승인된 약은 몇 개 없다.
그리고 타겟하는 질병도 대부분 암에 국한되어 있다.
셀트리온은 ADED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ADC의 효과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고있다.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기술이다.
3) 디지털 헬스케어
여기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준비, 계획중인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전, 서정진 전 회장이 강연에서 셀트리온의 미래는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로 비대면 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어디서 들었는데, 애플워치같은 기계들을 계속 만드는 것도 결국엔 디지털 헬스케어로 통합하기 위함이라고 들었다.
아직 셀트리온이 이 분야의 선구자는 아니지만, 이렇게 다각화를 한다는 것 만으로는 괜찮은 회사인 것 같다.
정리하자면...
그래서 간단히 셀트리온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보겠다.
우리나라의 모든 제약기업은 후발주자이다.
셀트리온도 마찬가지이다.
셀트리온은 후발주자라는 입지를 영리하게 이용해서 항체분야에서는 바이오시밀러로, 화합물 약 분야에서는 개량신약으로 시작했다.
둘 다 쉬운분야는 아니지만, 타겟선정이라는 길고 지루한 스텝을 밟지 않고 개발단계로 진입했다.
그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7개나 되는 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제는 두 분야 다 파이프라인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이 안정된 것 같다.
곧 셀트리온은 복제약이 아닌 자체 신약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다양한 신분야에 대한 투자를 하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기술과, 사업 다각화 하는 시각은 정말로 멋지다.
물론 지금 셀트리온은 경영이나 재무 쪽에서 자꾸 잡음이 들려서 나도 섵불리 들어가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기술만은 정말 독보적인 기업임은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매우매우 존경하는 사람이 서정진 회장이다.
나도 나중에 서정진 회장같은 리더가 되고싶다고 생각한다.
그가 손을 떼서 슬프지만 가끔 강연에 나오는 것을 보면서 셀트리온의 미래에 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기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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